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狂暴 -上-

* 히프노시스마이크 사마토키와 제 드림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폭력과 유혈, 15금 정도의 수위 묘사가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이야기하자면 조금 냉랭한 날씨였다. 욕망이 바닥에 질질 흐른 요코하마의 밤은 오늘도 싸이렌 소리가 바삐 울렸다. 꽤나 여럿의 경찰차가 모였는지 도심의 외곽쪽이 불이 번들번들 빛난다. 어두운 골목길거리를 꿈틀거리며 기어다니는 폭력이란 놈이 한군데 모여서 일을 벌렸다. 갓 붙여진 폴리스 라인 테이프 너머로 바닥과 벽에 날카롭게 튀어오른 핏자국이 가득했다. 손으로 스윽 쓸어내면 피가 묻어나올 정도로 얼마 되지 않은 혈이었다. 현장에 투입된 신입 경찰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지독한 피냄새군요." 

"응급차에 실려간 사람 신원은 확인됐습니까?"

"네, 경사님. 후카하 파 내 코자카이 최측근 쪽입니다. 또한 말씀해주신대로 순찰을 돌고있으나 이 근방에 남아있는 야쿠자들은 없었습니다. 선배는 먼저 오셨는데 혹시 못 보셨나요?"

"네. 못 봤습니다. 증거가 몇 사라진 것이 보입니다. 빠르게 움직였나보군요."

"선배님 말씀대로 이건 단순 칼부림이 아니며 이 사건은 후카하파 내부 충돌로 보입니다."

 

썩은 조직은 어서 무너지는게 좋을텐데요. 한 개비 정도 피려다가 사건 현장인걸 기억한 손이 담뱃갑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이루마 쥬토는 담배 연기를 들이쉬는 것 대신에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예전에 비해 세력이 약해진 이빨 빠진 오니가 굴에 틀어박혀 후계자를 기른다는 말만 돌았지만, 오니가 밖을 나올 때가 되었는지 후카하 파는 요즘 서서히 장악력을 늘려가고 있다. 새로이 바뀐 사회의 룰에 따라 순순히 따르는 척하면서, 무기가 금지된 현재에도 무기밀매와 마약거래를 일삼고 있다. 모든 무기가 위법이 된 사회에서 그들의 행위는 불법이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건 뒷주머니에 들어갈 돈가방이다.

 

마약. 크게 혀차는 소리가 나며 무전기를 붙잡은 붉은 장갑에 강하게 힘이 들어갔다. 마약을 처만드는 놈이나, 마약을 운송하는 자식이나, 마약 거래로  득보는 새끼나, 다 한곳에 모아서, 처죽이는, 수밖에, 없지. 버튼을 누른 손가락의 세기가 점점 세지자, 버튼 자체가 아래로 쑥 패이기 시작했다. 

 

아니, 때를 기다려라. 좋은 수는 우리의 쪽에 있다. 썩을 조직을 변화할 수는 분명 하나 있다. 그 변화 속에서 나는 잡아낼 새끼들만 건져내면 된다. 이루마 쥬토는 흥분한 자신을 진정시켰다. 여기서 화내봤자 좋아질 것은 없다. 그저 그 새끼들의 이어진 줄을 끊어내기 위한 칼을, 그때를 위해서 갈아내고 있자. 다짐과 함께 다시 쥬토는 현장을 살피다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하곤 옆에 있던 후배에게 말했다. 동그란 안경이 금이 간 채로 한쪽 다리가 부서져 있었다.

 

"휘말린 사람의 안경인가보군요. 증거품에 넣어두세요."

 

 

 

֍

 

 

 

사건 현장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진, 응급차가 향하는 병원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진 곳. 딱 봐도 사는 사람이 꽤나 돈이 있을 법이 당연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막 사람이 내렸는지 문이 안 닫히고 있었다. 

 

대리석 바닥과 으리으리한 분위기. 바닥에 흥건하게 떨어진 핏물. 누른 버튼에서 흐른 피가 바닥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서서히 사람이 없던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힌다. 엘리베이터의 문으로부터 질질 끌고간 흔적을 따라가면 한곳에서 멈춘다. 집주인의 새하얀 머릿결에 핏자국이 묻었다. 아무래도 본인 피는 아니고 타인의 손에 묻은 자국이었다. 본인 피는 아니지만 온몸이 멍투성이였다. 기절했는지 미동조차 없는 사람을 한손으로 부축하면서 사마토키는 자신의 주머니를 쑤셨다. 주먹을 썼는지 손마디가 부어올라있었다.

 

찰랑. 집 열쇠를 발견하고 열쇠구멍에 끼워넣고서는 열어쟀겼다. 분명 본인은 실실 거리면서 검은 색 옷은 피가 묻어도 잘 안드러나서 좋다고 한 주제에, 지금 옆구리 너무 드러나보이지 않냐? 사마토키는 무면허 의사가 응급처지한 붕대 감긴 허리를 다시 약하게 붙잡았다. 

 

사마토키는 어거지로 우자메를 끌고들어왔다. 얄썅하게 생겨서는 생각보다 무거운 몸이다. 뒤로는 문이 경쾌하게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안까지 들어오자 사마토키는 우자메가 쓰고 있던 후카하의 오니 가면을 집어던지듯 벗겼다. 거실 바닥에 나뒹구는 가면의 뿔이 칼에 베여 잘려있었다. 뒷통수를 둔기로 맞았는지 후드를 벗기자 무엇하나 가릴 것 없는 얼굴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엇다. 

 

우자메를 데리고 응급실로 갈 수 없었다. 후카하파 2인자가 상처난 부위는 옆구리임을 습격자 전부가 알고있고, 해당 인물이 사실 여성이라는 것이 발각나면 우자메는 조부한테 제거당한다. 우자메와 친하던 무면허 의사가 있던 모의 병원도 신원 모를 놈들까지 눈까뒤집고 들어왔다. 결국 사마토키가 우자메를 끌고 도망쳐온 곳이 본인 집이었다. 전화를 하다 말고 베란다 너머로 주차장을 보니 여기까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사마토키는 하던 전화를 들어 하던 말을 마저했다.

 

"내 차부터 아파트 복도까지 핏자국 싹다 닦아놔라. 부탁한다, 고츠. 그리고 내가 전화하고 나서부터 네가 집까지 들어갈 때까지의 기억은 잊는거다. 알겠냐?"

 

전화 상대로의 우렁찬 대답부터, 그에 몇가지 이야기를 얹어주기까지 끝내고 사마토키는 전화를 끊었다. 바닥에 내팽겨쳐져있는 우자메 곁으로 갔다. 모든 무기가 폐지되었다고 해도 피냄새는 익숙하다. 마이크로 배틀이나 하라는 여편네한테 어울리기 싫어서 반항하는 놈들이 한 둘인가. 칼부림은 H력 초반에 심했다. 그대로 묫자리까지 들어간 놈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네놈한테서 이 냄새를 맡고 싶진 않았다고, 이딴 식으로. 

 

평소보다 더 인상을 찌푸린 채로 사마토키는 칼로 베여져 엉망이 된 누더기꼴이 된 옷을 벗겨냈다. 이름도 억지로 코자카이라고 붙이고 이딴거 입혀놓고 손녀가지고 꼭두각시놀이 하는 노망난 할애비 새끼가. 손녀 부모로는 집어삼켜먹고서는 그걸로 부족했나. 사마토키는 욕을 중얼거렸다. 

 

쏴아-. 샤워기에서 세차게 물이 흘러나온다. 사마토키가 벗어낸 검정색 후드에서 핏국물이 멎지 않고 흘러내린다. 워낙 부피가 큰 옷이라서 욕조에서 씻어내리고 있었다. 저쪽에 쌓인 우자메 옷이나 자신의 옷이나 피범벅인 거리를 구르느라 난리가 났다. 다시 사마토키 입에서 욕짓거리가 쏟아져나왔다. 인기척이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우자메가 멍때리며 사마토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정신 차리고 네 옷 핏물이나 빼. 옷은 내가 들고올 테..."

 

사마토키가 방금 실수한거라면 우자메가 멀쩡한지 아닌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격하게 밀치는 힘과 체중에 의해 사마토키는 욕조 안으로 넘어졌다. 손에 잡고있던 샤워기가 욕조 안을 나뒹군다. 흩뿌려지는 물때문에 사마토키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그와 함께 입술에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우자메는 어정쩡하게 욕조에 앉아버린 그의 위로 앉아서 입술을 물어뜯고있었다. 사마토키는 밀쳐내려다가 아뿔사, 생각이상으로 달라붙어오는 그때문에 "쾅" 하면서 사마토키는 욕조 바닥에 뒷통수를 박았다. 혀를 씹었다. 

 

"씨발."

 

그런 사마토키는 안중에도 없는지 우자메는 자신이 물어뜯어 피가 번진 입술을 햝아대며, 입술의 주인이 입을 벌려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욕조 안에 있던 샤워기에선 여전히 물이 나오고 있었고, 두 성인이 누운 욕조는 살짝 찰랑 물이 차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샤워기는 사마토키 얼굴 쪽을 향해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숨을 쉬기 어렵다. 사마토키가 쿨럭 거렸다.

 

물에 맞던 말던 입술을 잡아물고 잡아당기던 우자메는 틈을 발견하자마자, 사마토키 전부를 잡아먹겠다는 것마냥 쭈웁 빨아들였다. 사마토키가 급하게 머리를 잡고 뒤로 밀어보지만 물러날 의지조차 없어보였다. 우자메는 본인의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마침 사마토키가 혀를 씹은 탓에, 비릿한 혈액이 섞인 타액이 타인의 타액과 뒤섞이기 시작했다. 차기 시작한 물에 무겁게 젖어버린 청바지 위로 검정색 트레이닝 바지가 들러붙는다. 손깍지 끼듯 겹쳐진 하체에, 때도 모르는 사마토키의 아랫놈은 고개를 살짝 들기 시작했다. 헐벗은 상체에는 허리에 붕대가 칭칭 감겨있고 검정 스포츠브라를 찬 상체가 들러붙는다. 

 

날카로운 이빨이 사마토키의 입술과 혀를 깨문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감각은 본능을 잇따라 깨운다. 눈을 감고 일방적인 키스를 즐기는 것이 조금은 빡쳤는지, 사마토키는 우자메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잡아당긴 탓에 우자메 머리에서 물이 뿌려진다. 물방울이 흩뿌려지는 소리와, 낮게 울리는 숨소리가 욕실을 가득 채운다. 침이 틀 새도 없이 입을 맞추면, 우자메는 자신의 입 안을 파고들는 혀의 감각에 따라 자신의 하체도 삽입당하는 것처럼 앞뒤로 움직인다. 하체에 쏠린 피에, 바지가 불룩해졌다. 

 

서로를 잡아먹던 입술이 떼지자, 길게 침이 떨어져나온다. 우자메의 손이 노골적으로 반쯤 발기한 성기부터, 배, 가슴, 목, 얼굴까지 올라온다. 숨이 찼는지, 흥분에 겨운건지 붉은 뺨과 눈이 사마토키를 내려다본다. 물기 어린 손가락이 뺨을 쓸어내란다.

 

"피냄새... 좋아. 전부다 잡아먹고싶다..." 

 

이 새끼 이거 눈 돌았네. 가라앉지 않은 흥분이 서린 눈을 보고 그 말을 듣자마자 사마토키는 그대로 우자메 이마에 자신의 머리를 갈겼다. 정통으로 박치기를 당한 우자메는 이마를 부여잡고 낑낑거렸다. 사마토키는 그새에 자기 머리 위에 있는 수도꼭지를 잠갔다. 아프다는 표정을 하는 걸 보아 어느정도 정신은 돌아왔지만, 여전히 눈의 붉은 기는 내려앉지 않았다. 사마토키는 입술이 물어뜯겨 터진 상태로 뭐가 또 그리 의기양양한지 특유의 잘난 체 하는 표정으로 으르렁거렸다. 

 

"네 놈이 이 몸을 잡아먹으려면 100년은 더 있어야할거다, 우자메."

"에이토 괜찮을까?" 

"사람 말은 좀 듣지? 아까 그렇게 처맞아줬는데."

"그렇지만..."

 

사마토키는 우자메가 그런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야쿠자 일을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았던 우자메의 부모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겉으로 보면 파벌싸움에 휘말린 것 같았지만 상대가 현 두목의 따님을 죽일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살해 사건의 가운데에서 모든 걸 바라보고 손쓸 수 없었던 인물은 고아가 된 우자메를 돌보는 일에 자처했다. 그것이 자신이 존경하고 아끼던 분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에이토는 우자메를 지켜왔다. 그리고 에이토는 우자메 곁에 남은 마지막 제대로 된 가족이었다.

 

정확히는 에이토가 휘말렸다. 우자메는 부모의 죽음이 수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뒷조사를 해왔다. 오랜기간 정보를 찾기위해 돌아다닌 시간이 길면 꼬리가 잡히는 편. 조부가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은퇴한 조직원 한 놈을 붙잡았으나 갑자기 자신의 바로 앞에서 살해당했다. 곧바로 칼을 든 무리는 우자메를 찌르려 들었다. 함께 있던 에이토가 우자메를 대신해 복부에 정통으로 찔렸다. 우자메는 그 순간 봤다. 에이토를 찌른건 본인 조부 곁에 있던 놈이다. 

 

뇌를 울리는 핏냄새가 에이토에게서 맡아진다. 자신이 끌어안은 에이토의 호흡이 그 어느때보다도 불안정하다. 에이토가 자신 앞에서 이렇게 피를 흘린 적은 여럿 있지만 그렇지만 지금 에이토를 그렇게 만든건 적이 아니다. 내 조부이다. 속부터 올라오는 분노가 혈액을 들끓였다. 그러나 이성은 그와 다르게 차갑게 얼어붙었다. 멈칫하던 뒤에 있던 사람이 복부에 칼을 찌르려 거세게 뛰어왔다. 

 

"코자카이--!!!!!!, 크윽"

"시로, 해파리와 아귀한테 연락해서 고래가 향한 곳으로 오라고 연락해줘. 될 수 있으면 빨리. 고래가 새끼 청새치한테 당했다."

 

시로라고 불리는 걸 듣자마자 상대는 분노했다가 그 목소리가 기계음이라는 점, 밑에 깔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신음소리에 상황을 얼추 파악했다. 뒤에서 칼을 들고 찌르려 뛰어오던 사람은 팔꿈치에 거세게 맞은 후 뒤로 넘어졌다. . 그는 빼앗은 칼을 그대로 다리에 꽂아버렸다. 

 

"크아악!!!"

"고-래가 기절했으니 상어를 부탁한다. 이만." 

 

전화를 끊고 우자메는 허리를 밟던 발이 칼을 위에서 짓누른다. 울컥울컥 칼날이 꽂힌 곳으로부터 피가 우러나온다. 칼잡이를 짓누르는 발을 이리저리 비틀면, 더 깊이 파고드는 칼날에 고통에 몸부림치는 목소리가 멎지않는다. 바닥을 적시는 피냄새가 공기를 타고 올라온다. 비릿한 내음이 그의 곁에서 퍼져나간다. 공포가 먹잇감의 등에서부터 타고 올라와 온몸을 뒤덮는다. 공포는 나의 벗, 나의 원수, 나의 도구. 덜덜 떠는 총구가 공포를 뒤쫓는다.

 

"손, 들어!"

 

피냄새는 너를 이성을 잃을정도로 흥분시키니까. 조심하는게 좋다, 우자메. 침착하게 자신에게 말했던 에이토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향긋한 타인의 혈이 우자메의 온신경을 따끔거리게 하며 본능을 일깨운다. 지금 당장 여기에 있는 모두를 물어 뜯어 사지째로 찢겨버리고 싶은 포식자의 본능.

 

"자, 어느 새끼-부터 조각조각 찢겨-지고--싶지?"

"손 들라고, 했을텐데!"

 

입을 가린 가면이 고장났는지 기계음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아, 기괴한 삐-이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울린다. 세로동공이 위험하게 빛난다. 조각난 가면 사이로 뾰족한 이빨이 빛난다.  그게 거기 서있던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서있을 수 있는 때였다. 

 

사마토키가 도착했을 때 멀리 찾을 것도 없었다. 비릿한 철냄새를 따라갔다. 공장으로 향하는 으슥한 넓은 길거리에는 칼로 베어낸 선혈이 가득했다. 총과 탄알, 칼이 어지럽게 피와 널부러져있었다. 마이크의 세뇌에 강하게 당한 건지 대부분의 사람이 바닥에 박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세뇌에 당하지 않은 단 한 사람이 칼이 박혀있는 출혈부위를 겨우 붙잡고, 유일하게 서있던 사람한테서 벗어나려 기어다녔다. 다만 몇걸음 안에 다시 칼이 박혔다. 일부러 더 고통스럽게, 급소만 피해서 찔렀다. 

 

한 번 더 박혀보는건 어때, 지금 당장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게.

 

바닥에 있던 검을 하나 들어 찌르려 할때 난입한 사마토키는 칼을 튕겨내고 마지막 한놈을 머리를 차서 기절시켰다. 그렇지만 우자메는 그대로 사마토키의 복부를 발로 가격했다. 큭. 고통을 참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마토키는 그 복부를 가격한 그대로 잡아 하체를 오른손으로 밀어버려 우자메를 그대로 왼쪽 벽에 박아버렸다. 

 

이래서 자던 도중에 뛰어나오는게 아니었다. 이놈의 조직은 왜 야행성이고 지랄인데. 힐끔 보니 머리를 세게 벽에 부딪혔는지 쓴 후드 사이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기세는 죽지 않았는지, 고개가 우뚝 하고 다시 자신을 향한다. 저 새끼는 벽에 머리 박고 처자기나 하지. 

 

"하, 씨발."

 

담배도 못 폈는데 일어나자마자 이게 뭐냐. 사마토키는 목근육을 풀고, 어깨근육을 풀었다. 이번에는 좀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는데 그놈들... 힐끔 그는 우자메 뒤의 쓰러져있는 에이토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 순간 주먹이 사마토키의 시야에 묵직하게 날아들어왔다.

 

우자메 측근무리와 무면허 의사는 사마토키의 바람과 다르게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다. 서로 쥐어패고 있던 두 명 사이로 끼어들어와 그들은 흥분한 우자메를 뜯어말렸다. 몇명이서 막는데도, 피딱지가 덕지덕지 붙기시작한 옆구리의 상처가 다시 터지든 말든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흥분이 가라앉든 말든 우자메를 자신의 병원으로 데려가면서 의사는 서둘러 치료하고 있었다. 사마토키도 꽤나 이 상황이 익숙했다. 그렇지만 이번은 다른 일이 많이 일어났다. 본래라면 아귀네 병원이겠지만 현재 자신의 집에 우자메를 데리고 왔다.

 

"곧바로 병원 보냈잖냐. 네가 목표인 이상 더이상 안 건들겠지. 옆에 거머리 같이 붙어있던 그 기분나쁜 멀대놈도 있고. 무슨 일 있으면 네 폰으로 전화올거다, 보통이면. 그러니까 네놈도 다쳤으니까 쉬라고."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는 놈도 알거다. 이대로 에이토의 병실에 가면 그 근처에서 죽임을 당한다. 지금은 더 판을 살피고서 나서야 할 때이다. 우자메도 잘 알고 있기에 조용히 여기까지 이렇게 온 것이다.

 

"정말 괜찮을까?"

"걱정해봤자 가서 개죽음 당하면 그놈 심장에 칼 꽂는 일이잖냐."

 

사마토키 말에는 틀린 말이 없었다. 젖은 우자메의 머리카락에서 방울방울 물이 떨어진다. 우자메가 품은 불안감은 말하지 않아도 사마토키도 안다. 칼맞아 보낸 놈은 많다. 칼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 자신을 떠난 사람도 많다. 그 사람이 소중한 존재라면 그 불안감은 쉽사리 떨쳐낼 수 없다. 흔들리는 동공이 사마토키를 내려본다. 그 동요에 사마토키는 손을 뻗었다. 

 

"이리 와봐." 

 

열기에 휘둘려서 잠시 정도는 불안을 잊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다. 난 위로 같은 거니 그런거 몰라. 갸우뚱하던 상대를 끌어잡아서 사마토키는 입을 맞췄다. 

 

 

/END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차후에 성인글로 찾아뵙겠습니다 ^^)7